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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벚꽃 보다 라일락

올 봄은 갑작스럽게 왔다.

매일 겨울이더니 갑자기 어느 하루 따뜻했고 따뜻했던 그 하루만에 봄꽃이 다 핀듯했다.

그날 이후 다시 추워졌고 바람이 세게 불었고 꽃은 만발하기도 전에 떨어진 느낌이었다.

내 삶의 마지막 봄 일지도 모르는 이 봄을 이렇게 보내는게 서러웠다.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다 어디선가 익숙한 향기가 날아왔다

길을 걷다 우연히 맡으면 참 좋았던 그 향기. 그 밑에 가 꽃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향을 내뿜는 꽃이 라일락이라는 것을 알았다.

노래를 통해서도 너무나도 익숙했던 이름 라일락

라일락이라는 이름만 알았지 생김새도 향기도 몰랐던 것이다.

수많은 벚꽃나무, 가로수 사이에 드문드문 있는 라일락.

벚꽃 나무를 찾아다니는 꽃놀이는 많이 봤지만 라일락을 찾아다니는 꽃놀이는 많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내년 봄을 맞이할 수 있다면 내년 봄에는 라일락이 많다는 곳으로 꽃구경을 가야지 다짐했다.

좋아하는 꽃이 생겨 기쁜 새로운 봄이다.



그리고 올 봄에는 나에게도 취미가 생겼다.

음악감상. 

전에는 음악감상이 취미라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친구들과 음질에 대해 이야기 할 때면 얼마나 현실과 비슷한가를 기준으로 삼았다.

올 봄에 알게 됐다.

얼마나 현실과 비슷한가가 기준이 아닌 내게 얼마나 듣기 좋은 소리인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내가 좋아하는 소리를 듣는 것.

그 소리가 음악이라면 또 그 음악이 내 가슴을 설레게 한다면 

그것이 음악감상이 아닐까?


내년 봄에는 좋아하는 소리를 들으며 좋아하는 향기를 맡으러 가봐야겠다..

올 봄 한창인데 다음 봄이 기다려진다.

내게 다음 봄이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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