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와 환호를 부탁드립니다.
어색했다.
환호를 부탁한다는 말이 어색했다.
환호를 부탁한다는 것은 내가 환호 받고 싶다는 마음을 감추고 응원해달라는 부탁의 말로 애둘러 표현한 것이 아닌가.
단어 하나, 문장 하나 그 속에서 그런 마음이 느껴져 불편했다.
이런 불편함이 있는 상태로 글을 읽으니 불편하지 않아도 될 부분들이 어색하고 불편해져
글 전체가 불편해졌다.
환호라는 단어에서 관객, 손님보다 자신을 더 중시하는 마음이 느껴져 불편했다.
결혼이라는 것. 특히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부라는 통념? 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부가 이 결혼식의 주인공은 나야 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 느껴질 때
너무 불편하다.
신부 대기실에 앉아있는 신부와의 눈인사에서 이 신부의 복잡하고 미묘한 마음이 느껴질 때
혹은 정말 즐거워하고 있구나라고 느껴질 때는
과거 kbs 2tv 주말 8시 드라마를 보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눈물을 흘릴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마치 인형처럼 남들에게 뽐내기 위해? 앉아 있다고 느껴질 때 가끔 그럴 때는 씁쓸한 느낌이 든다.
나는 예식 대본에서 불편한 뉘앙스를 느꼈고, 이에 대해 어떤 의견도 표현하지 못했다.
이 글을 쓴 사람과 나는 생각이 다른 사람임을 느꼈기에, 다름이지 틀림이 아니기에 해결방법이 없다고 판단했기에,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부이기에 나는 최대한 도움을 주는 조력자로서 역할을 한다.
또한 친구로서 친구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친구의 결혼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고, 그 친구가 나에게 부탁할 정도로 신뢰받고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다만, 다시는 마음 불편한 일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순간 힘든 말을 해야 할 때는 함으로서, 더 나은 결과, 최소한 내 스스로의 불편함은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음받을 용기라는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마치 거절할 수 있는 용기와 비슷한 것이 아닐까
나는 비겁했다. 나는 비겁하다. 비겁한데 고집까지 있으니, 남들이 상대하기에 썩 유쾌한 성향의 사람은 아니며,
나 또한 썩 유쾌하지 않다.
나라는 인간은 내 마음에 조금이라도 불편함이 있으면 감추지 못하고 타협하지 못한다.
내가 항상 옳은 것도 아니며, 내가 사실대로 판단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똥고집은 점점 더 견고해진다.
사회성 부족이라는 말이 어느샌가 누군가가 나를 표현할 때 쓰는 말이 되어버렸고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그 말을 믿고 있으며, 그러한 사실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더 나 다운 모습이라 위로하며,
사회성이 부족한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런 내 모습이 싫어질 법도 한데, 게으른 나의 모습은 정말 싫어하지만
똥고집의 내 모습은 싫지만은 않다.
다만 내가 틀렸을 가능성에 대해 인정하고, 이런 가능성과 유사한 정도의 타협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이 또한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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