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에서 역사와 힙합의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출연진에게 역사 강의를 했다.
세종대왕, 이순신, 안용복, 유관순, 김구, 윤봉길, 윤동주 이들에 대해 이야기 한 결론은
"지배층이 나라를 잘 이끌면 수혜로 국민들이 평화롭게 살고 난세에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어 나라를 지켰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역사에 대한 관점, 인식이 계속 이 나라의 역사를 반복시킨 것이라 생각한다.
왜 그 많은 사람들이 반만년동안 수많은 외침을 받고 고통받았는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나라를 지켜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자긍심을 가져야한다. 이를 위해 역사를 배워야 한다." 유명강사, 교수들은 이런 관점으로 '역사'를 민족의 자긍심,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
나라가 난세가 된 것은 다 양반, 지도층의 잘못이고 무지몽매한 신민들은 나라가 난세가 될 때까지 맡은바 역할을 충실히 했다.
지도층이 무능하고 부패하여 나라에 위기가 올 경우 국민으로써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해야 한다.
나라가 그렇게 중요합니까?
'국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이 땅 위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반만년동안 수많은 외침을 받은 이유는 이딴식의 역사적 관점으로 인해서다.
또 신민, 국민들은 난세가 오는데 원인을 제공한 것은 없는가?
박근혜를 누가 대통령으로 뽑았나? 국민이 뽑았다. 왜 뽑았는가?
박정희는 일본제국의 군인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으며, 그 자식들이 기득권이 되었는가?
그 과정에서 민중은 어떤 역할을 했는가?
왜 외부세력과 결탁하여 수혜받은 그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가?
임진왜란 시기에 왜구에 부역한 자들은 없었을까? 만약 있었다면 그들은 임진왜란 이후에 어떻게 되었는가?
임진왜란 이후의 조선은 임진왜란 이전의 조선과 다른가? 그렇게 큰 전쟁이었다면, 국가운영체계, 사상 등 두 나라가 마치 다른 나라인양 하는 차이가 있었는가?
세종대왕 덕분에 조선이란 나라의 근본적 부조리가 없어졌는가?
그렇게 잘난 성군이 있었는데 왜 재위기간(1418~1450)이 끝난지 채 150년도(정확히 142년, 임진왜란 1592~98) 되기 전에 그렇게 큰 전쟁에서 처절하게 패망했는가? 영국은 제임스와트의 증기기관 개량(1769) 이후 지금까지도(2016, 247년) 여전히 국력이 부강하지 않은가?
이런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사실 세종대왕의 업적이 별 거 아닌거 아닌가?
(그 대단한 한글, 한글이 만들어졌다고 정말 민중의 생활이 나아졌는가?
우리는 모두 한글을 쓰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한글이 나의 삶을 질을 높여주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할 시간이 없다. 단지 쉴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도 이런 환경인데 하물며 조선시대에 평민들이 한글을 만들어줬다고 해서 공부하거나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시간이 있었는가?
그랬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과거시험을 한글로 시행하여 신분제 완화에 기여했는가?
그냥 우리가 기존에 쓰던 언어 외에 다른언어, 예를 들어 영어 배운다고 생각해보자 일 끝나고 집에와서 영어 공부 할 여유 있는 사람 몇이나 있는가?
근본적인 문제에 다가서야 하는 것이다. 세종대왕이 정말 민중의 실생활에 기여했는가?
농사직설, 농사직설로 정말 농업의 생산성이 높아졌는가? 만약 높아졌다면, 그 잉여생산물이 민중에게 귀속되었는가? 사회 시스템이 그러했는가?)
또, 어쩌다 얻어걸린 이순신 덕분에 조선이란 나라가 이어졌고 조선 이후에 우리가 있다.
과연 그런가? 조선과 대한민국이 역사적으로 연결성이 있는 나라인가?
임진왜란 이후 조선이 일본과 한나라가 되었으면 지금보다 불행할 것인가? 조선이라는 정체성이 그렇게 중요한가?
세월호 이후 아무도 책임진 사람이 없는 이 대한민국을 후손들이 자랑스러운 역사로 여기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과연 저 강사는 그 많은 한국사학자들은 이런 질문에 정말 그렇다! 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측면에서 과거에 존재했었던 몇몇 나라들의 역사를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세뇌시키고 이를 물고빨고 자위하도록 하는 이런 역사적 관점이 '난세'를 불러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피상적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그 역사를 자랑스런 역사라고 자부하는 것이 앞으로의 난세를 불러오는 지름길이다.
이런 식의 역사 정말 지겹고 역겹다.
민중의 일상은 지배자의 도구다. 민중은 지배자의 자애로운 통치로 평화속에서 살 수 있으며, 지배층이 부패했을 때 민중은 고통받는다.
나라가 어려울 때는 국민이 힘을 모아 외세에 저항해야 하고, 국가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 역겹다.
당신이 난세에 태어나는 영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당신은 잠재적 역사 속 위인이다.
이런 식의 역사에 열광하는 대한민국에서 나는 절대로 난세의 영웅이 되지 않을 것이다.
난세 이후에 평화로운 시기의 '자애로운' 지도자가 될 것이다.
역겹다. 이런 식의 촛불, 이런 식의 역사
근본적인 문제는 기회주의적 성향이며 이에 대한 진정한 반성 없이는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
이 나라의 역사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할수록 사회적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며, 이는 대대로 이어진다.
거꾸로 '난세'에 정의로울수록 희생된다."는 것이다.
역사에 대한 이러한 통찰이 없다면 역사는 아무 의미가 없다. 단지 반복될 뿐이다.
과실은 기득권이 먹고 민중은 거름이 되는 그 역겨운 역사.
적어도 나는 역사를 이런 식으로 대하지 않겠다. 이런 역사 나는 반복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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