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시집

오늘은 내 생일.

요즘 나는 내가 전혀 사랑스럽지 않기에. 문득 스스로에게 생일선물을 하고 싶어졌다.

낳아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말하지 못하는. 못된 요즘의 나에게.

그래도 네 존재 자체가 무의미하진 않다고. 문득 스스로를 위로하고 싶었다.

예전의 직장에서 시집을 사서 읽는 사람을 처음 보았고 그 사람에게 물어봤었다. 시집을 왜 읽냐고.
그는 대답했다. 그냥 시집의 아무 곳이나 펼쳐 그 시의 느낌으로 그날의 기분을 정한다고.

약속 시간이 남아 서점에서 시집 코너에 갔다.

내 생일 선물로 나에게 시집을 선물하자.

유일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떠오르는 시인  이해인수녀.

어딘가에서 우연히 시를 읽었고 너무 착한 시에 감동을 받았고 그 시를 쓴 사람이 이해인 수녀라는 그 기억은 뚜렷해 생각하지 않고 시집코너에서 저자 이해인을 찾았다.

카페에서 읽는 시집. 역시 시가 착하다. 문득문득 전율이 돋는다. 그동안 소설에서
드라마에서 영화에서 느껴지던 감정.
이 짧은 글에 이리 쉽게 몰입되어 감정을 느끼다니. 신기하다.

마법의 성에서라는 시 속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사랑이라는 것이 정말로 너무나도 대단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이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사랑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것이어서 신이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사랑 그 자체가 신이 아닐까?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잠.  (0) 2017.11.02
맨유 벤피카 챔스  (0) 2017.11.01
일본 여행 후기 소스  (1) 2017.09.27
교토 여행 후기(190916-19)  (0) 2017.09.27
커피를 마시는 이유  (0) 2017.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