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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뉴스룸 엔딩곡 팝송, 영어, 나

나는 영어를 못한다.

중학생 때부터 내 인생의 발목을 잡은 것이 영어라고 몇번이고 이야기해왔다.

내가 학습하고자 하는 것의 참고문헌, 논문은 대부분 영어로 적혀있으며 나는 단 한번도 그것들을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다.

영어 습득의 필요성은 항상 느껴왔지만, 노력은 하지 않았으며 대부분 한국 탓으로 귀결되었다.

내가 영어 습득의 필요성을 느끼는 다른 한 때는 유명하다는 팝송을 들을 때이다.

오늘 뉴스룸 엔딩곡으로 November rain이 나왔다.

November가 달력에 있으면 11월인줄 안다. 시간이 있어야 하는 맥락 속에 November라는 단어가 있으면 11월인줄은 안다.

노래 제목으로 November라고 하니 11월인줄 모른다. 이게 내 수준이다.

뉴스룸에 엔딩곡이 팝송이 나온 것은 한두번이 아니다.

그때마다 나는 그 곡을 몰랐고 영어를 모르니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영어를 못하는 나를 탓했지만 알기 위한 노력을 하진 않았다.

그저 그 곡제목을 검색해보고 노래를 듣지 않아도 번역되어 있는 가사를 찾아 훑어보는 일은 1분이면 충분한대도 말이다.


문제는 항상 명확하다.

노력하지 않는 것.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것.



November rain의 마지막 가사만 빗대어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Don't ya think that you need somebody

Everybody needs somebody

You're not the only one


영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습득하지 못하는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라고.

내 입장에서만 내맘대로 내멋대로 이 곡을 통해 위로받아본다.

게으른 스스로를 욕하고 탓하기 보다 위로해본다.


또한 

특종, 단발 뉴스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상기시켜주는,

망각으로 인한 고의적이지 않은 잘못을 방지해주는 뉴스, 

1년전 제기된 문제가 다른 형태로 제기된 뉴스내용, 작년의 촛불집회, 내일의 비예보.

엔딩곡 하나에도 진심을 담으려는 노력, 그 노력을 기울이는 이들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표현해본다. 

'저희는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앵커의 말을 신뢰하지 않았기에.

그 동안 그들의 노력을 알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 그 노력을 몰랐던 것에 미안하고, 그 노력을 다 알 수 없기에 미안하고, 나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으며 이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기에 미안하다.

그 노력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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